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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5월 23일 화요일

컴퓨터와 함께 한 나의 시간들(feat. 삼성 그린 컴퓨터 486)

컴퓨터와 참 오랫동안 가깝게 지내왔다. 늘 쓰고 다니는 안경처럼 컴퓨터는 나와 아주 가까운 관계였다. 컴퓨터와 함께 시간들을 되돌아 보고자 한다.

컴퓨터와 함께 한 나의 시간들

초등학교 3학년 방학 때 아주아주 시골에 살던 나는 1달간 면 소재지에 있는 컴퓨터 학원에 다니게 된다. 거기서 접하게 되었던 286 컴퓨터! 나와 컴퓨터의 첫 만남이었다. 흑백 모니터에 영어로 글자가 나타나 있는 모습과, 키보드, 본체, 디스켓은 무척이나 신기했다. 그 당시는 한 달만 다니고 학원을 그만두었다.

삼성 그린컴퓨터 486 - 출처: 삼성전자 뉴스룸

그 후 초등학교 5학년 때 인가부터 방학 때가 아닌 평일에도 컴퓨터 학원을 다니게 되었다. 거기서 286 컴퓨터로 배웠던 것은 그 유명한 GW-BASIC이었다. 고급 프로그래밍 언어를 배웠던 것이다. 프로그래밍 언어. 지금 생각하면 막막하기만 한데, 그 당시는 멋도 모르고 베이직을 차근차근 열심히 배웠다. 그 당시 프로그래밍 지식이 지금도 고스란히 남아 있긴 한데, 그 후로 공부를 하지 않아 수준은 거의 그대로이다.

그러다가 내가 다니던 초등학교에는 학원보다 좋은 386 컴퓨터가 보급이 되었다. 우리는 처음 보는 컬러 모니터에 너무 신기해 하였다. 그리고 선생님들이 우리보다 컴퓨터를 더 모르시니까 우리가 마음대로 컴퓨터를 조작했고, CMOS 암호를 자기들 마음대로 설정해 놓고는 그 암호를 까먹어서...컴퓨터 수리 센터에 컴퓨터를 보냈던 기억이 있다.

시간은 흐르고 초등학교 6학년 때, 나는 조르고 조르고 조르고 또 졸라서 드디어 486 컴퓨터를 사게 되었다. 부모님께는 컴퓨터가 공부에 도움이 된다느니 누구 집에는 컴퓨터를 샀다느니 갖은 조름에 부모님은 그 당시 거금 230만원을 들여서 컴퓨터와 프린터기를 사주셨다. 그 때 산 컴퓨터가 삼성 그린 컴퓨터 486이었다. 삼성하면 보통 매직 스테이션이 떠오르는데 매직 스테이션 앞에 판매했던 모델이 그린 컴퓨터였다.

그 당시 컴퓨터 성능을 보자면 486DX CPU에, 14인치 모니터에 4메가 램, 400메가 하드디스크 OS는 도스와 윈도우3.1 기반이었고, 마우스가 보급되었으며, 스피커도 제법 좋은 것이었고, 사운드 카드는 옥소리라는 8bit 사운드 카드였다. 프린터기는 HP 데스크젯이었고 그래픽 카드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230만원. 그때(1994년)나 지금이나 삼성은 가격이 참 비쌌다.  그런데 내가 486을 사고 얼마 지나지 않아, 486보다 훨씬 빠른 펜티엄이 등장하게 된다. 조금만 더 참았다가 컴퓨터 살 걸 하고 후회한 적이 많았다.

아무튼 나의 486 컴퓨터는 그 후로도 5년 가까이 버텼고 윈도우 3.1, 도스와 친하게 지냈다. 램 업그레이드를 위해 4메가를 16만원에 주고 사기도 했다. 하드디스크 공간이 부족하여 하드 압축 기술도 써보고(속도가 무지하게 느려짐), 2기가 하드디스크를 추가 구입하기도 했다. 시간이 얼마나 빨리 지나갔는지 그 기억들은 너무 가물가물하다.

처음에는 도스에 Mdir이라는 프로그램을 깔아서 너무나 유용하게 사용했던 기억이 난다. XMS메모리를 요구하는 게임과 EMS메모리를 요구하는 게임이 있어서 CONFIG.SYS 파일에서 디바이스 설정을 바꾸고(HIMEM.SYS를 비롯한 몇몇이 기억에 난다.) 속도를 위해 smartdrv.exe를 실행하느냐 마느냐를 고민하기도 하고, 암튼 이것저것 참 많이 궁금해 하고 찾고 배웠던 기억이 난다.

그 당시에는 컴퓨터 잡지도 정기적으로 사서 보고, 경품을 주는 응모권도 보내서 당첨되어 마이클 조던 동영상과 란마 1/2 동영상 CD 2개를 받았던 기억도 있다. 게임에 빠져서 피파96, 어스토니시아스토리, 삼국지 무장쟁패, 삼국지3,4, 포인세티아, 이스, 다크사이드스토리, NBA, 삼국지 와룡전, 고인돌1,2 등등 참 많은 게임을 정말 너무나 재미있게 했던 기억도 난다.

천리안에 가입하여 PC통신에 눈을 뜬 후 모뎀을 구입하여 하이텔, 유니텔 등도 돌아보고 거기서 게임 올라온 것 다운 받아서 실행하고, 게시판에 글도 남기고, 드라마 대본도 받아보고 참 신기해 했던 기억이 난다. 지금 그 PC통신은 지금 폰으로 네이트 접속하여 뉴스 보고 하는 것과 거의 똑같은 형태였다. PC통신이 좀 지루해 질 때쯤에 인터넷이라는 것을 알게 되어, 추가 사용료를 분당 얼마 더 내고 PPP방식으로 인터넷에 접속하여 넷스케이프로 몇몇 사이트들을 돌아다녔던 기억도 난다. 

처음 인터넷에 접속했을 때 얼마나 뿌듯하고 새로운 세상을 접한 희열을 만끽했던지 아직도 눈에 선하다. 그 때는 인터넷에 내용도 얼마 없었고 속도도 엄청 느리고 가격도 비쌌다. 물론 접속하는 방법도 좀 까다로워 컴퓨터 매니아아니고서는 그런 게 있다는 사실도 모르는 사람이 많았다. 지금이야 4~5살 먹은 애들도 인터넷 접속하여 플래시 게임을 즐기지만 말이다.

글을 쓰다 보니 옛 기억들이 새록새록 솟아난다. 그 당시에는 컴퓨터에 대한 호기심과 궁금증으로 인해 너무나 즐겁게 공부하고 연구하고 배웠다. 지금도 물론 배울 것이 많기는 하지만 너무 방대하게 분야가 늘어나서 그런지 몰라도 배움에 대한 열의는 그때보다 덜 한 것 같다.

컴퓨터에 빠져서 나의 꿈조차 컴퓨터 엔지니어로 만들게 했던 시절이 있었다. 고등학교 입학 후에는 대학 입시에 얽매이다 보니 컴퓨터와 잠시 멀어지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보면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놓치고 결국 입시에서도 목표 달성을 하지 못하고, 두 마리 토끼를 다 놓치고 제 3의 인생을 사는 듯하기도 하다. 순수한 배움에의 열정, 그 때의 그 열의를 다시 되살려야겠다.


이 글은 제가 이전에 운영했던 블로그에 2007년 1월에 쓴 글입니다. 
2023년 현재 다시 돌아보니 이제는 기억이 나지 않는 부분도 있습니다. 
2007년으로부터도 벌써 16년이나 지났습니다.
시간이 참 빨리 흘러가네요. 눈 깜짝할 사이 같습니다.

이 글을 다시 올리며 읽어보니 
어릴 때부터 제가 정말로 좋아했던 것이 컴퓨터였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지금도 이 컴퓨터로 정말 많은 것들을 하고,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나이가 들어서 보니 자신이 정말로 좋아하고 잘 하는 일을 선택하여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시간이 더 걸리더라도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선택하고 끝까지 최선을 다 해 도전해보는 경험들이 너무나도 소중하다는 것을 절실히 느낍니다.

혹시 이 글을 읽는 젊은 학생들이나 중년의 분들께서는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과감하게 선택하여 실천해 보실 것을 권합니다.

저도 그렇게까지 나이가 많은 것은 아니니,
아니라고 생각하고 지금부터라도 제가 좋아하는 일을 계속 해 나가려고 합니다.

모든 분들의 흥미와 관심과 열정을 응원합니다.
함께 진정한 나를 찾아가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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