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하 작가의 『단 한 번의 삶』 책리뷰
– 삶의 파편에서 건져올린 존재의 의미
안녕하세요. 오늘은 김영하 작가의 책 '단 한 번의 삶' 책을 리뷰해 봅니다. 저는 이 책을 25년 3월 25일에 알라딘에서 주문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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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한 번의 삶 |
개인적으로 김영하 작가님은 예전 알쓸신잡 때 알게 되어 '여행의 이유', '오직 두 사람' 같은 책을 읽어보았습니다. 위의 두 책은 도서관에서 빌려 읽었는데 처음으로 김영하 작가님의 책을 구입하게 되었네요.
오랜만에 김영하 작가의 책이 나왔습니다. 책에 6년만의 신작 산문이라고 하네요. 반가운 마음에 예약판매가 나오자마자 주문을 하여 받아보았습니다.
“살아 있는 동안만이라도, 나로 살고 싶다.”
김영하 작가의 에세이 『단 한 번의 삶』은 단순한 문장 속에 깊은 울림을 품고 독자의 마음에 파문을 일으킵니다. 삶에 대해, 나 자신에 대해, 그리고 타인과의 관계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책. 읽는 동안 몇 번이나 페이지를 덮고 생각에 잠기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여행기이자 자전적 에세이이며 동시에 인생이라는 여정을 되짚는 철학적 사유입니다. 저자는 멕시코의 뜨거운 태양 아래에서, 고요한 예술의 도시 피렌체에서, 혹은 어린 시절의 기억이 담긴 서울의 어느 골목에서 삶의 단편들을 끄집어냅니다. 그 단편들 속엔 외로움, 두려움, 기쁨, 그리고 깨달음이 있습니다.
“단 한 번의 삶”이라는 문장
책 제목처럼, 우리는 모두 단 한 번의 삶을 삽니다. 그 소중함을 모르고 바쁘게만 살아가는 우리에게 김영하 작가는 ‘멈춤’의 순간을 제안합니다. 꼭 무언가를 이루지 않아도 좋고, 누구의 기대에 부응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말이 위로처럼 다가옵니다. 그는 말합니다.
“나는 결국 나로 살아가고 싶었다”고.
이 책을 읽고 나면 ‘나답게 산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조금은 알게 됩니다. 그것은 자기를 정확히 이해하려는 시도이자, 때론 사회의 기대를 내려놓고 스스로에게 충실한 삶을 살아가는 용기이기도 합니다.
"삶을 들여다보면 문득 이상하게 느껴진다.
이토록 소중한 것의 시작 부분이
잘 기억나지 않는다.
시작은 모르는데 어느새 내가 거기
들어가 있었고, 어느새 살아가고 있고,
어느새 끝을 향해 가고 있다."
오늘 저녁 퇴근 후 집 근처 카페에 와서 이 글을 쓰는 지금, 김영하 작가의 위 문구가 더 가슴에 와닿습니다. 제 인생의 시작도 잘 기억이 나지 않는데, 어느새 40년을 훌쩍 넘어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 책에는 김영하 작가의 부모님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옵니다. 아버지에 대한 기억, 어머니에 대한 기억의 장면들을 소설가답게 이야기로 잘 풀어내는 것 같습니다.
작가의 부모님에 대한 이야기들을 읽으며, 문득 저의 부모님에 대한 기억들을 떠올려 봅니다.
저는 농촌과 산촌과 어촌이 결합되어 있는 시골에서 자랐습니다. 어릴 때 기억은 온통 부모님이 새벽부터 밤까지 아주 열심히 일하셨던 것들 뿐입니다. 고추, 고구마, 옥수수, 깨, 수박 등 온갖 작물을 재배했고, 젖소를 키워서 팔았습니다. 젖소가 전기 울타리를 넘어 가서 잡으러 다녔던 기억이 많습니다. 또한 겨울에는 굴 양식을 하여 하우스에서 겨울 내내 굴을 깠던 기억도 있습니다. 온통 일일일이었습니다. 물론 저는 시골 아이치고는 일을 많이 한 편은 아니었습니다. 제 친구들은 경운기를 거의 다 몰 줄 알았는데 저는 한 번도 조종해본 적이 없으니까요.
가끔씩 일을 할 때면 부모님은
"커서 우리 아들은 일 해가지고는 못살겠다."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제가 일에 서투르다는 말이었죠. 저도 힘든 시골 일을 하면서 살 생각은 추호도 없었습니다. 지금도 제가 제일 싫어하는 것은 농촌 노동입니다. 어릴 때 일하기 싫은데 일해야 할 때 너무나 싫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그러다 갑자기 27살에 어머니가 폐 문제로 입원을 하시고 한 달만에 돌아가셨습니다.
평생 힘들게 일만 하려던 분이셨습니다. 입원하기 전에도 설 대목에 일하느라 입원을 늦추기도 하셨죠. 입원해서도 계속 나가서 일할 생각을 하셨습니다. 그러다 마지막 즈음 어머니께서 병원에서 쓰러지시기 전날쯤 했던 말이 기억납니다.
"엄마 병원 나가면 이제 일 안 할 거다."
그 때서야 본인도 몸이 많이 안 좋음을 느끼셨던 거겠죠.
갑자기 김영하 작가의 책을 읽다가 제 과거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담담히 작가가 읊조리는 이야기를 듣고 싶은 분들께 이 책을 추천드립니다.
글의 온도와 문장의 결
김영하 작가 특유의 간결하면서도 날카로운 문장은 이번 책에서도 빛을 발합니다. 복잡한 감정을 단정한 문장으로 담아내는 솜씨는 여전하며, 문장 하나하나에 작가의 내면과 세계를 응축시켜 독자에게 건넵니다. 책을 읽는 동안, 마치 그와 함께 여행하고 사유하는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이런 분께 추천해요
『단 한 번의 삶』은 인생이라는 거대한 주제를 담담히 써내려간, 그러나 결코 가볍지 않은 책입니다. 꼭 삶의 전환점에 있지 않아도, 이 책은 우리에게 ‘살아 있음’의 감각을 일깨워줍니다. 지금 여기, 이 단 한 번의 삶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그 질문을 품은 채 책을 덮었습니다.